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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는 왜 가루로 만들기 제일 어려운 과일인가?

by k노우 2025. 11. 21.

오늘은 바나나를 가루로 만들기 힘든 이유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바나나는 왜 가루로 만들기 제일 어려운 과일인가?
바나나는 왜 가루로 만들기 제일 어려운 과일인가?

 

바나나는 왜 가루로 만들기 제일 어려운 과일인가?

― 수분, 당도, 조직 구조가 만들어낸 ‘가루화 불가의 난제’

과일 가루라고 하면 흔히 딸기가루, 블루베리파우더, 사과분말 같은 것들을 떠올린다.
심지어 수박, 망고, 파인애플 같은 다소 수분이 많은 과일도 기술만 잘 쓰면 그럭저럭 가루가 된다.

그런데 유독 바나나만큼은 가루로 만들기가 극도로 까다로운 과일이다.
‘바나나 파우더’라고 불리는 제품들도 대부분
바나나 분말에 말토덱스트린이나 전분 등을 섞은 혼합물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말랑하고 단단한 과육이어서
“이거 말리기만 하면 가루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과일 중 최고 난이도에 속한다.

왜 하필 바나나가 이토록 가루화가 어려운 걸까?

그 이유는
엄청난 수분 함량 + 높은 당도 + 독특한 전분 구조 + 말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끈적임 + 산화 문제
가 모두 한꺼번에 결합하는 아주 복잡한 문제 때문이다.

오늘은 바나나가 왜 가루가 되기 힘든지
식품공학·화학·식감 구조의 관점에서 깊게 파헤쳐본다.

 

수분 함량이 문제의 시작

― 바나나의 75%는 물이며, 단순 건조로는 가루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과일은 수분을 날리면 바짝 마르면서 단단해지고,
그 단단한 조직을 분쇄하면 자연스럽게 가루가 된다.

그러나 바나나는 여기서부터 난관이 시작된다.

● 1) 바나나는 건조되면서 단단해지지 않는다

사과, 배, 단감 같은 과일은 수분이 빠지면
섬유질이 남아 “딱딱한 건조과일”이 된다.
그래서 그걸 잘게 부수면 가루 형태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바나나는?

수분이 줄면 조직이 단단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질척하고 끈적거리는 상태가 된다.
심지어 바짝 말려도 특유의 찐득한 점성이 남아서
가루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유는 바나나의 주요 구성성분이
섬유질이 아니라 펙틴·전분·당이기 때문이다.

즉, 수분이 빠질수록 굳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수분이 빠져도 서로 달라붙는 젤 형태로 바뀐다.

● 2) 바나나는 말리는 순간 끈적임이 증가한다

일반적으로 과일은 물이 빠지면 더 바삭하거나 고체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바나나는 그 반대다.

수분이 빠짐
→ 당과 전분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짐
→ 점성이 증가함
→ 표면이 말랑하고 끈적한 캐러멜 같은 상태로 변함

이 상태가 되면
분쇄기를 돌려도 가루가 아니라
덩어리·붙음·엉김이 된다.

식품 공장에서 말하는 최악의 조건이다.

● 3) 바나나의 수분은 단순 증발이 어렵다

바나나는 세포벽 구조가 성긴 편이 아니라
내부에 수분이 잘 갇혀 있는 과일이다.
그래서 탈수 과정을 아무리 오래 해도
수분이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즉,

수분 함량이 많고

수분 이동이 느리고

말리면 더 끈적해지고

끝까지 완전 건조가 어렵다

이 네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는 것이다.

 

당도와 전분의 문제

― 바나나는 ‘가열 + 건조’ 과정에서 하필이면 가장 골치 아픈 변화를 일으킨다

수분 문제에 이어 바나나를 악명 높은 존재로 만드는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엄청난 당도와 특별한 전분 구조다.

이 조합이 “가루화 불가”를 결정짓는다.

● 1) 바나나의 당도는 말릴수록 끈적함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

바나나는 건조 과정에서 수분이 줄면 줄수록
당이 고농도로 농축된다.
당은 원래 끈적한 성질을 갖고 있다.

여기에

포도당

과당

자당

말토올리고당
등 다양한 단당류·이당류가 조합되어 있어
점성이 급격히 증가한다.

그 결과
‘드라이 형태’가 아니라
바나나 캐러멜 같은 질감을 띠게 된다.

이 상태는 분쇄기로 처리하더라도
가루가 아니라 또 다른 덩어리로 뭉친다.

● 2) 바나나는 익으면서 전분이 당으로 바뀌어 더 끈적해진다

초록 바나나는 전분 함량이 높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노란 바나나는
전분이 대부분 당으로 분해된 상태다.

즉, 일반적으로 소비되는 바나나는 이미
전분 → 당 전환이 끝난 과일이다.

이 당화(糖化) 과정은 가루화에 아주 치명적이다.

왜냐하면 전분의 경우:

건조하면 단단하게 굳는다 → 가루화 가능

하지만 당의 경우:

건조하면 끈적하거나 점성이 유지된다 → 가루화 불가

바로 여기서 다른 과일들과의 극명한 차이가 발생한다.

● 3) 마이야르 반응(갈변)으로 인해 더 끈적해진다

바나나를 건조하면
당과 아미노산이 결합하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
색이 갈색으로 변하고 점성이 더 증가한다.

이 과정은 마치
카라멜 뽑기나 누룽지가 단단해지는 것과 비슷하지만
바나나는 고체처럼 굳지 않고
“쫀득한 덩어리” 상태로 머문다.

결과적으로
분쇄기에서 돌리면 더 큰 뭉침이 생긴다.

 

마지막 난관: 산화와 조직 구조가 가루화를 가로막는다

 

― 바나나는 잘 마르지도 않고, 마르면 갈색으로 변하고, 변하면 덩어리가 된다

앞의 두 가지 이유만 해도 충분히 난제가 끝날 것 같지만
바나나는 여기에 더해 또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바로 산화와 조직 구조 문제다.

● 1) 바나나는 공기 중에서 너무 쉽게 산화된다

사과도 갈변하지만
바나나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고 강하게 갈변한다.

이 갈변은 단순히 색 문제만이 아니다.

갈변된 바나나는

점성이 증가하고

수분 빠짐이 더 어려워지고

표면이 서로 달라붙으며

분말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산화는 바나나의 조직을
‘가루화가 안 되는 덩어리’로 변화시키는 핵심 요인이다.

● 2) 바나나의 조직은 섬유질이 적고 ‘젤 구조’가 강하다

가루가 잘 만들어지는 과일은
섬유질이 뼈대 역할을 해준다.

하지만 바나나는?

섬유질 비율이 매우 낮고,
펙틴·전분·당으로 구성된 젤 조직이 과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젤 조직은:

건조 시 단단하게 굳지 않고

물이 빠져도 형태가 유지되지 않으며

역설적으로 서로 달라붙기만 함

즉, “덩어리 성향”이 강하다.

젤은 가루화가 극도로 어려운 구조이다.

● 3) 동결건조(Freeze drying)를 해도 문제는 남는다

식품공학에서는
가장 완벽한 건조법이 “동결건조”다.

보통 이 방식이면 어떤 재료도 잘게 분말이 된다.

그러나 바나나는 동결건조를 해도
다음 문제들이 남는다.

표면이 설탕처럼 끈적해짐

내부 조직이 건조되면서도 약간 물렁

잘 부서지지 않고 ‘부스러기 + 덩어리’ 형태로 남음

산화로 인해 빠르게 갈색화됨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가루화보다는 “칩 형태”로 만들거나
말토덱스트린을 섞어 파우더 형태를 유지한다.

 

마무리: 바나나는 과일계의 ‘가루화 최악 난이도 보스’다

정리해보면, 바나나가 가루가 되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 1) 과도한 수분 + 수분 빠짐이 느림

내부 수분이 잘 안 빠지고

빠져도 끈적한 젤 상태가 됨

완전 건조 자체가 어려움

🔍 2) 당도와 전분 구조로 인한 ‘끈적임 폭발’

말릴수록 당 농도 증가

익은 바나나는 이미 전분이 당으로 변함

마이야르 반응으로 더 끈적해짐

분쇄하면 가루 아니라 덩어리 됨

🔍 3) 산화와 조직 구조의 문제

빠른 갈변으로 더 끈적해짐

섬유질이 적어 단단하게 굳지 않음

젤 조직 특성 때문에 건조해도 뭉침 지속

즉,

바나나는 건조해도 딱딱해지지 않고 끈적해지고 엉겨 붙는다.
그래서 가루로 만들기 사실상 가장 어려운 과일이다.

이 단순해 보이는 과일 하나가
식품공학자들에게는 작은 지옥 같은 존재였던 셈이다.